옛날 한 왕국이 이웃 나라와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왕은 전쟁에 참여한 장수들과 신하들을 크게 치하하면서 상을 내렸습니다. 이때 전쟁에 참여했던 왕자가 찾아와서 간청을 했습니다. "이번 전쟁에 소자도 참전하여 공을 세웠으니 바라건대 대장군의 직위를 내려 주시옵소서." 대장군은 나라의 모든 군대를 총 지휘하는 중요한 위치이기에 왕은 순간 고민을 했습니다.
왕자가 전장에서 활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장군의 직위를 받을 만한 공을 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왕은 그의 소원을 단번에 거부하면 상처가 될 것을 걱정한 나머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인은 논공행상을 엄격하게 하는바 왕자에게 대장군의 직위를 내릴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신하들에게는 과인이 왕자에게 대장군의 지위를 내리려고 했는데 왕자가 그것을 거절했다고 말하겠다."
영문을 알 수 없었던 왕자는 자신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한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얼마 후 대장군의 직위를 거절한 왕자는 매우 공명정대한 사람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의 주변에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제야 왕의 의도를 알아차린 왕자는 아버지의 지혜에 감탄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리석은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똑똑한 사람보다 더욱 귀한 사람은 지혜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똑똑한 사람은 지금 당장 걷기 위한 발밑을 살피지만 현명한 사람은 앞으로 발을 딛고 걸어갈 길을 살필 줄 압니다. 살다보면 눈앞에 놓인 것을 움켜잡고 싶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그것들 뒤에 놓여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누리게 될 것들을 기대하면서 욕심을 채우기보다 욕심을 버릴 줄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행복에 이르는 지혜는 당장 눈앞에 있는 것보다 그 너머에 있는 것을 바라보는 힘입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당장은 보이지 않을지라도 보는 것처럼 내 것으로 누리며 살아가는 능력이라는 말입니다.
2020-01-09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