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나가며 당신이 우셨습니다
빠알갛게 충혈된 눈으로
쌓인 말 체 잇지도 못하시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저는 눈물을 훔치는
당신의 손을 차마 잡을 수 없어
주머니 깊숙히에서
가늘게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젖은 손이 제 등을 밀칠 때
제 눈도 이내 빨갛게 충혈되었습니다
자꾸만
뒤돌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주머니 속의 손이 쉴새없이 저를 붙잡았습니다
주머니 속의 손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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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의 시 입니다.
이민자들은 누구보다 이별에 대한 상처가 큽니다. 크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아득히 보이지 않을 만큼 깊기도 하고 그 어느 겨울보다 시리고 아린 마음입니다.
필자 역시 그런 이별의 기억이 있기에 적어내린 시 입니다.
남아있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은 다른 운동력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 마음은 하나의 고정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망설임의 지점을 매 이별의 순간 만나게 됩니다.
나의 감정이 상대의 감정을 더욱 힘들게 할까봐 애써 추스리려는 망설임입니다.
차마 어쩌지 못함 때문입니다.
2024-02-08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