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철
하얀 차선의 건반과
검은 타이어의 건반 위에
긴 손가락을 닮은 발가락들이
머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건물의
청중들을 위해,
인도에 뿌리를 박고도
인도를 벗어난 가지들을 위해,
어다에도 속해 있을 수 없는 영혼을 위해,
다시는
다시는
노래할 수 없는 봄을,
홀로 됨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반주
가 이 도시를 질주한다
도시의 메마른 풍경과 피아노 선반의 모습을 비유하며
단 한번의 봄을 노래하려는 취지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익숙하지만 결코 편안하지만은 않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봄은 무표정하지만 빠르게 그런 우리의 주변을 지나가고 있다.
2024-05-22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