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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빈의 별별시선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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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옛 신문사 동료 선배들과 함께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다.
오래전 본국의 신문사로 유턴했던 선배가 LA를 방문한 길에 옛 동료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만들어진 저녁 자리였다.

 LA 코리아타운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만난 우리는 마치 20여년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옛날을 이야기했다.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아 따뜻한 화주를 한잔씩 하면서 우리는 추억을 이야기했고 또 오늘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함께 했던 90년대는 신문사의 황금기였다.
이민은 밀려들었고 유학생은 급증했으며 한인단체들도 많은데다 한인상권도 늘어나 사건사고도 많았다.
한인사회가 역동적이었던 탓에 경쟁신문사간의 특종경쟁은 물론 기자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퇴근하고 나면 신문사 근처에 있던 '그 공간'(지금은 폐업)이라는 카페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그날의 기사를 이야기하고 사회를 이야기하고 인생을 이야기했다. 우리들뿐만 아니라 경쟁지의 기자들과도'그공간'에서 만나는 일이 흔했다.
그뿐아니라 서로 돌아가면서 '집들이'를 잔치처럼 했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깔깔거리며 웃고 놀았다.
거의 20여년만에 만난 우리는 이제 다시는 그러한 시절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회와 인생을 이야기했던 우리는 이제는 다 장성해버린 자녀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아이들의 결혼문제에 대해 이야기했고 특히 건강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온 선배는 극심한 미세먼지때문에 눈꺼풀에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인해 고생하고 있다고 했고 또다른 선배는 아내가 그 사이에 항암치료를 받고 회복중이라는 말도 했다.
거의 모임이 끝날때쯤에야 도착한 한 동료는 이제는 식어버린 중국요리들을 집어들면서 '너무 반갑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중에는 서로 25년여만에 만난 동료도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의 제안으로 우리는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원탁테이블의 한쪽으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모였고 룸에서 서빙하던  여종업원이 스마트폰을 건네받아 사진을 찍어주었다.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자"는 말들을 주고 받았지만 우리 모두 더이상 자주 만날수는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부분이 은퇴와 전직 등으로 그때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멀리 팜스프링 인근 배닝이라는 곳에서 달려왔던 한 동료는 생각보다 일찍 끝나버린 자리가 아쉬웠는지 못내 자리를 뜨지못하고 주차장에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다.
아무도 옛날처럼 "2차를 가자"고는 말하지않았고 우리는 그렇게 작은 목선들처럼 뿔뿔이 헤어졌다.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던 차량의 백미러 뒤로 서너명의 동료들이 아쉬운듯 서성거리며 어둠속에서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 모두 이제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나눴던 옛 이야기들은 겨울하늘의 밤연기처럼 어느 정도는 따뜻하게, 또 어느 정도는 공허하게 흩어졌을지도 모른다.

 돌아오는 길 내내 박인희의 '얼굴'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싫은 까닭이다.'
 


2019-0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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