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왜 인제 서야 읽었을까? 살면서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제목을 정말 많이 들어보았고 영화도 유명하여 익히 알고 있었는데 정작 내용은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저자 켄키지는 1962년 26살의 나이에 책을 발표하였고 그 후 영화도 나왔다. 나는 58년이 지난 이제야 책을 읽었다. 그나마 낭만 독서모임에서 11월의 독서 책으로 선정하였기에 지금 읽었지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도 내 평생 동안 이 책을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가짜 환자 맥머피가 한 정신병동에 들어오면서 일어나는 내용으로 랫치드 수간호사와 의료진이 환자를 감시와 통제 자유를 강탈당하는 것을 알고 반항하며 부딪쳐 보지만, 결국은 거대 권력 앞에 무너지는 과정을 귀머거리 겸 벙어리 행세를 하는 추장 브롬든이 1인칭 서술자 형식으로 펼쳐는 소설이다. 뻐꾸기 둥지는 정신병원을 뜻한다. 자유를 찾아 떠나는 날아가는 새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비슷하게 느끼는 절박함속에 한줄기 긍정이며 희망일 것이다.
나는 소설을 읽기 전 영화를 먼저 보았다. 영화는 책에서 서술하는 디테일한 내용을 소개하지 못한다. 모든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모습을 작가는 몇페에지가 넘게 자세하게 글로 표현한다. 거리의 풍경, 날씨, 사람의 모습, 성격, 하나의 사물에 대한 표현은 읽기만 해도 그 모습이 저절로 눈에 그려진다.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낯설게 만든다. 상상의 세계에서 자유를 느낀다. 거기서 느끼는 뿌듯한 묘한 감정은 해보지 않고는 절대 모르는 설명이 힘든 성숙이며 통찰이다.
“음악이 들리긴 하지만 더 집중하면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까지 들릴 수 있다.”” 바지가 너무 꽉 끼워서 뒷주머니에 든 동전의 제조 년도까지 읽을 수 있다.” “ 발레리나처럼 손으로 춤을 춘다. 멕머피와 아내가 손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그리고 무릎 사이로 허둥지둥 손을 감춘다.”“ 나는 베에서 나와 해면 위로 날아 올라오는 저만치 높이 있는 검은 새들과 함께 바람을 가르며 날고 있었다.”“ 높이 올린 발이 대지를 밝기 전에 쾌 오렜동안 공증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누군가에겐 그냥 평범한 글 일수도 있는데 나에겐 뭔가 쿵하고 나를 찌는다. 나도 분명 그런 기분 그런 느낌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이것이 푼크툼( punctum) 일 것이고 예술가들은 이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 한다. 글로, 음악으로, 그림으로, 그리고 춤으로 자신의 생각과 색깔을 수많은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은 자유일 것이다. 이사도라 덩컨은 자유를 갈망하며 맨발로 춤을 추었듯이 말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사는 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고 진정한 행복을 주는 삶일까? 대답은 내 안에 있다, 나는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가고 있는 한 마리 새다.
2020-12-0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