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필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풍경"

세상여행

시인마저 손 든 '동양의 나폴리'

맛, 멋, 그리고 예술·역사 어우러진 '통영'
한려수도 중심, 혼 빼는 신세계 절경 흠뻑
겨울 제철 굴, 물레기국, 빼데기등 엄지척

모국 여행길은 '동양의 나폴리' 통영으로 이어진다. 통영은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활약을 담은 역사의 무대이자 윤이상, 박경리, 이중섭, 백석 등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을 품어낸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한려수도 중심에 자리잡은 통영은 사통팔달 도로가 연결되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통영의 명물인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는 미륵산에 설치된 국내 최장 케이블카다. 8인승 곤돌라를 타면 미륵산 8부능선까지 편안히 다다를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10분 정도만 걸으면 미륵산 정상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두 갈래. 한 길은 신선대 전망대와 한산대첩 전망대를 거치고, 다른 길은 당포해전 전망대와 박경리 묘소 전망 쉼터를 지난다. 두 길은 봉수대 쉼터에서 다시 만나 정상까지 이어진다.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말그대로 신세계다. 마치 호수를 연상시키는 잔잔한 옥빛 바다에 동글동글한 섬들이 얌전히도 떠 있다. 지리산 천왕봉과 여수 돌산도, 심지어 대마도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만하면 경상남도 구경 다 했다 싶을 정도로 시원한 절경을 뽐낸다. 오죽하면 정지용 시인조차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고백했겠는가.

통영 하면 또한 이순신 장군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삼도수군통제영 세병관은 한산대첩 승전을 이끌었던 '필사즉생과 필생즉사' 정신의 강한 기운을 팍팍 충전해주는 듯하다. 통영문화당이 자리 잡은 통영항 강구안에는 전라좌수영 거북선, 통제영 거북선, 한강 거북선과 판옥선 등 조선 군선이 나란히 떠 있다. 직접 거북선에 들어가 내부구조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과 유명한 수루가 있는 한산도 역시 통영 여행객이라면 빼놓지 않는 코스다.

통영은 문화, 문학, 예술 위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대하소설 '토지'를 펴낸 박경리 선생뿐 아니라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유치환, 김춘수, 김상옥, 화가 이중섭 등을 낳은 예술의 도시가 바로 통영이다. 그런만큼 윤이상 박물관, 청마문학관, 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 서피랑, 남방산 조각공원, 전혁림 미술관, 옻칠 미술관 등 즐길거리도 넘쳐난다.

그리고 하나 더! 통영의 맛은 절대 그냥 지나칠수 없다. 겨울이 제철인 통영 굴은 알이 굵고 탱글탱글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또 부드러운 물메기(꼼치)국, 빼떼기(말린 고구마죽), 해산물 요리가 한상 가득 차려져 나오는 다찌(통영식 한상차림), 밀가루 반죽에 팥 앙금을 넣어 둥글게 빚고 튀겨낸 다음 물엿을 두르고 깨를 뿌린 꿀빵…통영의 맛에 엄지를 치켜들 것이다.

오늘도 하루 빨리 자유롭게 여행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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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1 18:0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