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여행
우리나라 보물 도시 '경주', 해질무력 '달빛기행' 진수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발길 닿는 곳이 역사
신라 천년고도 경주. 학창시절을 모국에서 보낸 이들에게는 초등, 아니 국민학교 시절의 수학여행지로 기억되는 곳이다. 경주로 향하는 길, 불국사와 석굴암에서의 그 시절 추억들이 머릿속을 기분좋게 스쳐간다.
오랜만에 찾은 경주는 전과는 좀 다른 분위기이지만, 경주는 역시 경주다. 천년동안 유구한 역사를 써내려간 경주는 우리나라의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나이가 드니 경주의 아름다움이 더 확실하게 각인되는 듯하다.
온 도시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경주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불국사와 석굴암. 1995년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국사는 아름다운 불교문화의 집약이다.
우리나라 석탑의 원형인 석가탑과 10원짜리 동전에 나오는 정교한 다보탑이 눈길을 끈다. 바다 건너 일본을 향하고 있는 석굴암은 본래 '석불사'였다. 석굴암 본존불상의 백호는 일제강점기는 물론이고 해방 이후로도 한동안 비어있는 채였다가 1966년 8월 지름 4cm의 국내산 수정을 깎아 재설치했으니 이것이 현존하는 석굴암 본존불상의 백호다.
경주는 고대 왕들이 잠들어 있는 능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대릉원은 신라시대만의 독특한 무덤군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대릉원 깊숙한 곳에 그 유명한 천마총이 자리잡고 있다. 금관을 비롯해 수많은 국보급 유물들이 출토된 천마총은 천년의 침묵을 깨고 1973년 햇빛을 본 왕의 무덤이다. 천마라 하면 말그대로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말이다. 이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개국신화와도 연결된다. 백마 한 마리가 하늘로 올라갔고 그 자리에 있던 알을 깨보니 광채가 나는 사내아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다.
첨성대는 언제 보아도 경이롭다. 국보 제31호인 첨성대는 선덕여왕 때 세워졌으며,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이다. 태양, 달, 행성의 운행을 관측해 국가의 대소사나 길흉을 점치기도 했던 이곳에서 별을 보며 소원을 빌던 신라시대의 밤을 아득히 상상해본다.
우리나라에서 야경투어를 비교적 먼저 시작한 곳 중 하나가 바로 경주다. '달빛기행'으로 유명한 해질 무렵 경주는 평생 잊지못한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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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8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