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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최의 무용 A to Z

실버 발레 삶을 춤추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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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무대에 오르는 순간 너무 행복했어요. 어릴 적 간직했던 발레리나의 꿈이 제 인생의 한 페이지에서 다시 피어난 것 같아요. 거울 속에서 발레 슈즈를 신은 저를 보니 마치 깊은 잠에서 깨어난 기분이 들었어요. 이제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어요. 감사합니다.” 

몇 달 전, 실버 발레 공연을 마친 후, 한 어르신이 내게 건넨 말이다. 이 한마디는 그 어떤 꽃다발보다 향기롭고, 그 어떤 박수갈채보다 울림이 컸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눈빛과 고운 미소, 그리고 전율처럼 번져 나가는 뿌듯함. 이보다 더 감동적인 순간이 있을까? 

우리는 종종 시니어들을 특정한 틀에 가두곤 한다. “나이가 들어서”,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 말이다. 하지만 실버 발레는 그 모든 고정관념을 가볍게 허물어버렸다. 처음 발레를 소개했을 때, 어떤 이들은 말했다. “발레? 시니어 분들이 관심 가질까요? 어렵지 않나요?”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정원 25명을 가득 메운 어르신들이 보여준 열정과 호기심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슬리핑 뷰티, 호두 까기 인형, 안나 카레니나 등 고전 발레 레퍼토리에 과감히 도전한 시니어들은 무대 위에서 당당히 발끝을 뻗으며, 인생의 또 다른 봄날을 맞이했다. 한국의 날 축제, 이벨 극장, 시니어 센터 행사 무대를 빛낸 이들이 공연을 당당히 선보이던 순간, 나는 무대 뒤편에서 마치 꽃봉오리가 화려하게 피어나는 광경을 목격한 기분이었다.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고, 그들 스스로는 삶의 새로운 활력을 되찾았다. 시니어 센터에서 진행한 발레 수업은 단순히 춤의 기본기를 익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실버 발레가 시니어들에게 이토록 ‘필요’ 한 것일까? 우선, 발레는 신체적 균형감각을 향상하고, 근육을 부드럽게 단련시켜 준다. 자연스레 자세가 교정되고 낙상의 위험도 줄어든다. 무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발끝을 디디며, 시니어들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가능성을 재발견한다. 더 나아가 이들은 발레 동작을 외우고 안무를 익히며 기억력과 집중력을 기른다. 매주 조금씩 더 나아지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 과정은 하루하루를 신선하게 만들어준다. 이는 일상에서 겪는 작은 어려움 마저도 우아하게 뛰어넘을 마음의 회복력과 탄력을 키워준다. 

발레복을 차려 입은 동료들과 함께 웃고, 한 발로 서서 아라베스크 동작을 배우며 비틀거리고, 다시 일어나는 경험은 고립감을 녹여내고 공동체 의식을 키워낸다. 다른 시니어들과 함께 땀 흘리며 맞추는 안무는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소통하며 마음의 건강까지 챙겨준다. “나도 아직 춤출 수 있다” 는 확신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커다란 동력이다. 평생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던 어르신들도 ‘나의 삶 ’이라는 커다란 무대 위에서 과감한 주인공이 되는 법을 배운다. 이 여정에서 함께한 선생님, 자원봉사자, 이사장, 이사들, 사무국장, 시니어센터 직원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진심 어린 협력이 하모니를 이룬다. 이 하모니는 한 번의 공연에 머무르지 않고, 매일 반복되는 삶의 춤사위로 이어진다. 

실버 발레는 마치 오래된 책장에서 꺼낸 한 권의 보물책과 같다. 그 안에는 꿈꾸던 소녀의 회상, 마음을 열고 손을 내민 동료들, 다시 피어나는 도전정신, 그리고 몸과 마음이 함께 어우러지는 춤의 언어가 담겨 있다. 그 책장을 펼쳐낼 때마다 시니어들의 삶은 우아한 아다지오로 흐르고, 때로는 경쾌한 알레그로로 날아오른다. 매일 조금씩 나아가는 발끝, 조금 더 꼿꼿하지는 자세, 조금 더 힘차게 뻗어가는 팔 끝의 선—이 모든 것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춤처럼 살아간다. 발레는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삶을 다시 춤추게 만드는 힘이다. 매일 최선을 다하는 삶의 연속이 모이면, 우리는 언젠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삶은 춤처럼 우아했고, 행복했다.” 오늘도 나는 발레 클래스를 통해 시니어들과 함께 춤을 춘다. 실버 발레는 그 춤에 탄력을 더해주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파드되(pas de deux)이다. 그들의 환한 미소와 함께 발걸음이 무대를 가득 메우는 순간, 우리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게 춤추고 있을 것이다.

www.koadance.org www.balletjean.com

진발레스쿨

3727 West. 6th Street #607. LA CA 90020

Tel: 323-428-4429


2024-1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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