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구겨진 100불 지폐의 가치

     한 강사가 강의 도중에 지갑에서 10만원 짜리 수표를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이 수표를 갖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드세요." 사람들은 무슨 일인가 의아해하며 모두 손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수표를 주먹에 꽉 쥐고 구기면서 다시 말했습니다. "구겨진 이 수표를 갖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 이번에도 모든 사람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강사는 구겨진 수표를 바닥에 던지며 다시 물었습니다. "구겨지고 버려진 수표를 갖고 싶은 사람이 있으세요?" 예상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 긍정의 힘…그 신비

     어느 날 '뷸라'라는 이름의 간호사에게 급성 관절염이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몸은 빠르게 굳어지기 시작해서 오른쪽 손가락만 겨우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병상에 누운 채 야속한 운명만을 탓하며 세월을 보내던 그에게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오른쪽 손가락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른손 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의외로 많다고 생각한 그녀는 특히 전화하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 따뜻한 말 한마디

    임지석/목사·수필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엄마가 식초병을 참기름이 담긴 병으로 착각하고 그만 찌개에 식초를 넣고 말았습니다. 집안일에 분주했던 까닭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놓았던 것입니다. 실수한 것을 안 엄마는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버릴 수가 없어서 그냥 식탁에 내놓았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큰딸이 맛을 보더니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도저히 먹을 수 없다고 짜증을 냈습니다. 둘째도 "이게 뭐야. 이걸 도대체 어떻게 먹어요?"라면서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 삶을 바꾸는 작은 친절

    임지석/목사·수필가  폭우가 쏟아지던 밤, 차를 몰고 가던 노부부가 호텔 객실을 찾아 헤매던 중 작고 허름한 호텔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그 호텔에도 빈 방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호텔에서 일하던 직원은 도시에 있는 다른 곳들을 수소문해 보았지만 빈방은 없었습니다. 그러자 그 직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죄송하지만 빈 객실이 없습니다. 비바람이 치고 밤도 늦었으니 제 방에 묵는 것이 괜찮으시면 내어 드리겠습니다."


  • 집오리가 된 들오리 

    [칼럼-동서남북] 임지석/목사, 수필가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의 '들오리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지중해 해변에 살던 들오리 한 떼가 추운 지역으로 이동하다가 어떤 마을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한 마리가 아래쪽을 내려다보니까 아름다운 집 뜰에 집오리들이 모여서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들오리는 잠시 쉬어 가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오리들이 있는 집 뜰에 내려앉았습니다. 그 후 들오리는 집오리들에게 푸짐한 대접을 받으면서 신나게 놀고 지낼 수 있었습니다.


  •  '은퇴'와 '타이어'

    [칼럼-동서남북] 임지석/목사·수필가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고 그 결과 실력을 인정받아 사람들의 존경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에 당당히 은퇴할 수 있었지만 30년 후인 95세 때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릅니다. 나는 은퇴를 한 후 '이제 다 살았다'하는 생각으로 30년이나 덧없고 희망이 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퇴직하면서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은 고(故) 강석규 박사의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 작은 빵 속의 금반지

    한 마을에 있는 제과점 주인은 매일 가난한 아이들에게 맛있는 빵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아침에 만든 빵을 바구니에 담아 두어 아이들이 한 덩어리씩 가져갈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와서는 서로 먼저 큰 빵을 집어가려고 서로 경쟁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 한 아이는 언제나 끝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 남은 가장 작은 빵을 가져가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고 했습니다. 이날도 그는 마지막 남은 빵을 손에 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머니와 나눠 먹으려고 빵을 쪼개자 놀랍게도 빵 안에 예쁜 금반지가 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주인이 실수로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반지를 되돌려 주려 갔습니다. 그러자 제과점 주인은 입가에 웃음을 띠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그 반지는 내 것이 아니고 네 것이야. 제일 작은 빵 속에 넣어 선물로 주려 했는데 제일 작은 빵은 이번에도 네 몫이 되었으니 반지도 네 것이란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행복의 가치를 알고 있기에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행복을 원하는 사람은 자신을 비움으로써 이웃과 나누게 된다는 말입니다. 나로 인해서 이웃과 사회가 행복할 수 있다면 참으로 멋있는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족한 상황 속에도 따뜻한 마음을 품고 이웃과 함께 할 때 우리의 삶은 충만해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물질적으로 어려웠지만 이웃과 더불어 나눌 줄 아는 미덕이 있었습니다.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나만 행복하다고 행복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내가 기대하는 행복은 이웃의 행복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자신을 비우는 섬김이 있을 때 다른 사람과 더불어 풍요로워지는 복을 누리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하는 이웃에 즐거움을 더하고 복을 함께 나누며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 "나 하나쯤이야…"

    조선조 세종 때 정갑손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강직한 성품을 인정받은 그는 관직에 발탁이 된 후에도 염근리 (廉謹吏: 청렴하고 매사에 조심성이 있는 관리)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그가 함경도 관찰사로 근무할 때 어떤 보고를 받고는 책임자를 불러 크게 야단을 친 일이 있습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고을의 관리를 뽑는 시험이 시행되었는데 능력도 안 되는 자신의 아들이 합격자 명단에 올라온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정갑손은 담당자를 문책하고 아들의 합격을 취소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소 내 아들이 학업에 충실하지 않았음을 내가 잘 아는데 어찌 요행으로 임금과 백성을 속일 수 있겠는가." 그는 이와 같이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모든 일에서 청렴함을 보였습니다. 비록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일이지만 옳고 그름에 따라 정직과 공의로 일을 처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각자 유익을 위한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거나 또는 공평하게 다루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했듯이 자신은 물론 자신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말입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나 하나쯤이야'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에 대해서 적당히 눈을 감아버리는 사람들도 우리는 많이 봅니다. 특별히 어떤 공직에 있으면서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권을 챙기려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봅니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는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지만 자신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관대할 때가 있습니다. 청렴이란 당장은 아쉽고 불편할지 몰라도 부정과 부패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입니다. 자신에게 청렴할 때 국가와 사회가 살고, 자신도 온전하게 되는 법입니다. 충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관직을 다스릴 때는 공평함보다 큰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하여는 청렴보다 큰 것이 없다."


  • 사과냐, 사과나무냐

    한 여객선이 항해 도중에 매우 큰 폭풍을 만났습니다. 배는 난파되었고 항로를 잃고 헤매다가 가까스로 어느 무인도에 도착했습니다. 승객 모두 목숨은 건졌지만 손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배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불행 중에 다행한 일은 배 안에 충분한 식량과 씨앗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언제 구조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앞날을 생각해 땅에 씨앗을 심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것을 대비해서 식량을 확보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씨앗을 심기 위해 땅을 파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황금 덩이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황금을 보자 씨앗 심는 일을 잊어버린 채 황금 캐는 일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얼마간 이렇게 했을 때 황금은 엄청나게 쌓였지만 몇 달 분의 식량은 곧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씨앗 심는 일을 하지 않았던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씨앗을 심지 않았기에 곡식을 거둘 수도 없었고 먹을 것도 더 이상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비록 황금덩이를 많이 가졌지만 당장 필요한 쌀 한 톨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삶 가운데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하루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씨앗과 황금 중에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과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사과를 얻을 수 있는 사과나무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라는 궁극적인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앞에 놓여 있는 수많은 길 가운데 인생에 유익하고 옳은 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찾을 것인가, 보이지는 않지만 근본적이고 영원한 것을 찾을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각자 인생길에서 하게 될 선택의 차이는 작은 것 같지만 때로는 엄청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뭔가 이루려는 선택이 잠시 잠깐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영원을 위한 것이까를 한번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한마디 말의 위력

    1920년대 어느 추운 겨울날 뉴욕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가난한 노인이 '나는 시각 장애인입니다'라고 적힌 푯말을 앞에 놓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공원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한 두 명만이 관심을 보일 뿐 그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바로 그 때 한 남자의 구두 소리가 멀리에서 들렸습니다. 그는 시각 장애인 앞에 가까이 다가와서는 잠시 동안 머물다가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의 적선 통에 동전을 넣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와 같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생각을 바꾸도록 했을까요? 가난한 노인에게 있던 푯말의 문구는 이렇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봄이 곧 오지만 저는 그 봄을 볼 수 없어요." 글귀를 바꿔준 사람은 바로 프랑스의 유명한 시인 앙드레 불톤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한마디 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은 위로와 기쁨이 되고 슬픔과 고통을 나눌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가 인생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복잡하게 생각하고 이익에 따라 행동을 하며 치우친 생각으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럴 때 어린아이 같이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판단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대화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더 직접 다가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은 '어린아이의 마음'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날 세상은 갈수록 복잡하게 뒤틀리고 꼬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모든 것들이 실타래처럼 뒤엉키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럴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생각 못했던 것이 생각나며, 판단하지 못했던 것을 분별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