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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의 世上萬事

치과의

  • 한 뼘의 마당

     지난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별명만큼이나 인류 모두가 조바심을 내고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는 동안에도 자연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기만 하다. 어느 새 5월이니 말이다. 5월은 메이데이, 노동절의 날이요, 어린이의 날,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이 있기도 하고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 " BC와 AD, BC와 AC"

     로마 교황청 신학자 악시우스는 교황의 명령에 따라 예수가 태어난 해를 로마 건국 기원 754년에 맞추었다. 이것이 오늘날의 서기 1년이다. 이를 시점으로 해서 예수 태어나기 전 Before Christ, B.C. 와 예수 태어난 후 즉, '주님의 해'라는 라틴어 Anno Domini, A.D.로 나누는 서력기원이 생겨난 거다.


  • ‘샨티 샨티 샨티!’   

    코로나 19으로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에도 어김없이 4월은 찾아왔다. 그러고 보니 아무리 어려운 환란이 덮쳐도 다가오는 세월을 어쩌지 못한다는 말을 절감하게 된다. 시인 박목월은 ’4월의 노래’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  '고슴도치 딜레마'

     추운 겨울 어느 날, 고슴도치 몇 마리가 서로 온기를 느끼기 위해 모였다. 그런데 고슴도치들은 가깝게 다가갈수록 몸의 바늘이 서로 찌르기 시작하자 다시 서로 떨어져야만 했다. 하지만 추위가 고슴도치들을 다시 모이게 하고, 또 다시 떨어져야 하는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여러 차례 모임과 헤어짐을 반복한 고슴도치들은 서로가 최소한의 간격을 두는 것이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 '총·균·쇠'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디딘 후 100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중남미 원주민의 90% 이상이 사망했다. 그것은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침략자들과 벌인 전쟁 때문이 아니라 유럽인들에게 묻어 들어간 천연두, 홍역 등의 질병 때문이었다.     


  • '손 씻기'의 위력

     200여 년 전 헝가리 출신 오스트리아 의사 이그나스 제멜바이스는 빈 대학의 법대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해부학 강의실에서 패혈증으로 죽은 소녀를 부검하는 그림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요즘도 치료하기 힘든 '패혈증'은 항생제가 없던 당시로서는 사망 선고나 다름없었다. 


  • '우한 폐렴'과 박쥐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 등 7개 국가들 사이에 패권다툼이 격렬할 때 초나라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굴원은 정적의 중상모략으로 추방되자 동정호로 흘러 드는 멱라수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나라를 걱정하는 이소(離騷)라고 하는 유명한 시를 남겼다. 결국 50여 년 뒤 초나라는 진 나라에 멸망 당한다. 굴원이 죽자 사람들은 댓잎에 싸서 먹는 쫑쯔를 강물에 던져 물고기들이 굴원의 시신을 뜯어먹지 못하게 했는데 이것이 중국의 단오날을 기리는 풍습이 됐다.  


  • 해리왕자와 '메그시트'

     프랑스의 간호사 마리 투소는 해부학 지식에 회화기술과 공예를 배워 밀랍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벌집에서 추출한 물질과 파라핀 왁스의 혼합 재료로 한 작품당 수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작업이다. 그녀가 1777년 첫 작품의 모델로 삼은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를 시작해 장자크 루소, 벤저민 플랭클린 등 많은 유명한 사람들을 재현해 냈다. 


  •  쥐 띠 해를 맞아…

     아주 오래전 한 재벌 회장의 회고록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그가 부도를 내고 감옥에 들어가자 전과가 화려한 고참 죄수가 물었다고 한다. '회장님, 쥐란 놈들이 어떻게 계란을 훔치는지 아십니까?'회장이 모른다고 하자, '한 녀석이 네발로 살포시 알을 껴안고 바닥에 벌러덩 들어 눕습니다. 그러면 다른 녀석이 그의 꼬랑지를 물고 끌고 가는 겁니다. 같이 해먹는 거지요. 쥐도 인간과 다를 바 없습니다.'


  • 성탄절의 선물

    특별기고 김학천<수필가·치과의> 히말라야 설산에 전설의 새가 살았다. 몸은 하나인데 머리가 둘이다. 한쪽 머리 이름은 '가루다' 또 다른 머리는 '우바가루다'였다. 어느 날 우바가루다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 가루다가 먹음직스러운 열매를 발견했다. 자고 있는 우바가루다를 깨울까 하다가 단잠을 깨웠다고 화를 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그냥 혼자 먹었다. 몸은 하나이니 어느 쪽이 먹든 같이 배가 부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잠에서 깬 우바가루다는 맛있는 것을 혼자 먹었다며 화를 내고는 복수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번에는 가루다가 잠이 들자 이틈을 타 우바가루다는 독이 든 열매를 먹었다. 가루다를 혼내 주려고 한 짓이었지만 독이 온몸에 퍼져 결국 둘 다 죽고 말게 되었다. 불교 일부 경전에 나오는 공명조(共命鳥) 즉, 운명을 같이 하는 새라는 뜻인데 공멸하는 운명의 새가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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