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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까치밥을 남겨두는 마음

     장편소설 '대지'로 193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 여사의 한국사랑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중국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부모님을 따라 40년 가까이 중국에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한국을 가슴 깊이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 '살아 있는 갈대'에서 한국에 대해 이와 같이 예찬했습니다. "한국은 고상한 민족이 사는 보석과 같은 나라이다."


  •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는다

     물은 99도까지는 끊지 않는데 바로 물을 수증기로 바꾸어놓는 1도의 차이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그 구조와 성질이 바뀌는 임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이 끓는점에 도달해서 기체로 바뀌는 것처럼 하나의 상태에 있는 물질이 다른 상태로 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러한 임계점을 넘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임계점에 넘어설 때 비로소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변화를 이루게 된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나무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땅 아래 뻗어있는 수많은 뿌리들은 바라보지 못합니다. 단지 그들은 땅 위에 드러나 있는 잎이나 열매만을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나무가 아직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낙심하거나 좌절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을지라도 나무는 여전히 결실을 이루기 위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오늘도 자신의 임계점을 향해서 부지런히 달려가는 중입니다. 인생에 결실을 맺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설 때 확실한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임계점이란 변화를 위한 시간이자 변화와 성취를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삶에 필수로 요구되는 과정으로서 단순히 노력하고 인내하는 시간을 넘어서 도약하는 순간이 됩니다. 임계점은 단순히 숙련의 시간뿐만 아니라 변화의 순간을 깨닫는 지혜를 체험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99도에 이르기까지 죽을힘을 다해서 온도를 올려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물이 끓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김연아 선수가 얘기했던 것처럼 물을 끓이려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1도를 참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려움을 참고 인내함으로서 임계점을 지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물이 100도의 온도에서 끓을 수 있는 것처럼 열매를 맺기 위해서 임계점에 이르도록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 내 인생에 좌절은 없다

     그녀는 16세의 꽃다운 나이에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했으며 사고로 인해서 왼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해야 했습니다. 한때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은 꿈을 간직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꿈은 하루아침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몸의 일부로 의족을 받아들이면서 극심한 좌절감에 시달리는 현실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처럼 극심한 좌절감에 시달리는 가운데 통원 치료를 하다가 한 휠체어 펜싱 선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반신이 없이도 삶의 의미를 찾으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펜싱 선수는 그녀에게 있어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 모든 것이 가능하다

     1987년 제니퍼 브리커라는 여자아이가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났습니다. 장애 때문에 부모는 아이를 키울 수 없었고 다행히도 한 가정에 입양이 되었습니다. 제니퍼는 양부모의 지원 속에 보조 기구 없이 두 팔로 뛰는 방법을 배웠고 후에 소프트볼과 농구 선수로 활약하면서 독립심이 강한 소녀로 자랐습니다. 그녀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는데 그것은 1996년에 있었던 애틀란타 올림픽이었습니다. 제니퍼는 체조선수인 도미니크 모치아누의 연기에 반한 나머지 체조선수가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녀는 가족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는 가운데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전미 청소년체육대회 지역 예선에서 1위, 전국대회 4위 등의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 충격적인 내용을 알았는데 그녀가 롤 모델로 여긴 도미니크가 친언니라는 사실입니다. 루마니아 체조선수였던 아버지는 언니 도미니크처럼 동생도 체조선수로 키우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자 매정하게 입양을 시켜버렸습니다. 자신의 입양사실을 알게 된 제니퍼는 도미니크에게 편지를 썼고 헤어졌던 친자매는 20여 년 만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장애 앞에 세상을 탓하며 주저앉는 사람도 있지만 제니퍼처럼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우뚝 서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 불가능은 없으며 조금 힘든 상황과 조건만 있을 뿐입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결국 성공이라는 열매를 누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것이 불가능하다 하면서 비정하게 버렸을 것입니다. 다른 이는 그 아이에게서 희망을 발견하고 누구보다 영향력 있는 아이로 키워냈습니다. 위대한 일을 하려면 대단한 도전을 필요로 합니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체조에 도전하여 친언니를 찾은 제니퍼는 체조를 통한 도전을 이루었습니다. 순간순간의 도전이 모여서 의미 있는 인생을 이루어낸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헤라클레스의 선택

     그리스 신화의 영웅인 헤라클레스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힘을 보였습니다. 아버지 안피트리온은 이러한 아들의 힘에 놀란 나머지 그를 키타론 산으로 보내어 소 떼를 돌보도록 했습니다.  어느 날 헤라클레스가 자신의 앞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가운데 소 떼를 돌보다가 잠이 들었고 비몽사몽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꿈에서 헤라클레스는 심각한 갈림길에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욕망이라는 여자와 미덕이라는 여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욕망으로 이름 지어진 여인은 자신과 함께 간다면 마음껏 욕망을 채울 수 있다고 하면서 그에게 손짓을 합니다. 반면 미덕이라는 여인은 자신을 따르는 길은 고난과 고통이 있지만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두 개의 갈림길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헤라클레스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소 힘들고 어려움이 있어도 참된 행복의 길을 걷기로 결단을 하면서 꿈에서 깨어납니다. 사람들은 이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루는 결단을 가리켜서 '헤라클레스의 선택'이라 말합니다.  우리의 삶에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으며 많은 때 잘못된 길을 따르기도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선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인간의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리하여 사르트르는 얘기합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헤라클레스의 선택에서 보는 것처럼 온전한 선택을 할 수 있을 때 삶이 그만큼 윤택해질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가야할 신앙의 길도 선택의 과정입니다. 부끄럼 없는 선택을 이룸으로서 자신에 대해 떳떳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능률을 올리는 비결

     성실하기로 소문난 두 나무꾼이 장작을 패기 위해서 함께 산에 올랐습니다. 똑같은 도끼를 가지고 반나절 동안 나무를 베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쌓인 장작의 짐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차이가 나게 된 이유는 나중에 보니 두 사람이 일하는 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쉬지도 않고 계속 나무를 베었고 다른 한 사람은 1시간 동안 나무를 벤 후에 10분씩 쉬기를 거듭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중에 결과를 비교해보자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10분씩 쉬면서 일했던 나무꾼이 쉬지 않고 일한 나무꾼보다 더 많은 나무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쉬지도 않고 장작을 팼던 나무꾼이 의아해하면서 물었습니다. "어떻게 쉬지도 않고 일한 나보다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었지?"


  • 실패는 도전의 기회

     신예순 할머니는 1996년 74세의 나이로 해발 5,800m의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등정하면서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사별한 후에 심신이 허약해질 무렵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서 등산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리도 불편하고 관절도 좋지 않았지만 꾸준히 산을 오르면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처럼 등산을 하면서 인생의 이치를 배울 수 있었으며 산이 곧 '만병통치약'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 깨진 찻잔의 비밀

     우즈베키스탄에 내려오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코칸트 지방에 난폭한 왕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유독 찻잔 하나를 아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잔치를 벌이는 가운데 그만 찻잔을 떨어뜨려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에 크게 상심한 왕은 각 지역에 있는 도공들을 불러 깨진 잔을 원래대로 만들어 놓도록 했습니다. 왕의 명령에 당황한 도공들은 100세가 넘은 장인 '우스만'을 찾아갔습니다. 우스만은 왕에게 1년의 시간을 요청했고 복원작업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1년이 되는 그 날 우스만은 손자 자파르와 함께 보자기를 들고 왕 앞에 나타났습니다. 보자기 안에는 완벽하게 복원된 찻잔이 들어있었고 왕은 이에 너무도 만족했습니다. 그러자 찻잔을 복원하는 비법이 궁금했던 사람들과 우스만의 손자 자파르가 작업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그곳엔 깨진 찻잔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사실 우스만은 1년 동안 깨진 찻잔과 똑같은 찻잔을 만들기 위해서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를 보고 놀란 손자에게 우스만이 말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깨어진 조각을 붙이는 것보다 새로 시작하는 것이 더 이로울 때도 있단다."  우리의 인생길에 깨진 찻잔과 같은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이미 내 손을 떠난 것들에 대해 미련을 갖기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훨씬 나을 수 있습니다. 지나간 문제에 묶이는 것 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누구든지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 깨진 찻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날카로운 조각에 상처 날 수도 있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대해 아파할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뛰어넘는 새로운 길을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 현대판 토끼와 거북이 시합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우화입니다. 토끼는 경주를 할 때마다 번번이 거북이에게 패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깜빡 잠들었거나 장난을 치다가 발을 다치는 등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토끼가 마음만 고쳐먹으면 얼마든지 거북이를 이길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에 토끼는 꼭 이겨야겠다고 마음먹고 오랫동안 잠들지 않는 약초를 구해서 먹은 뒤 시합에 참여하는 꾀를 냈습니다. 이러한 약초의 효과로 토끼는 졸지 않고 끝까지 뛸 수 있었고 그 결과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토끼는 드디어 시합에서 이겼다는 생각에 감격하면서 아주 의기양양하게 거북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참 후에 나타난 거북이는 '내가 또 이겼다!' 하면서 오히려 큰소리를 쳤습니다. 이에 어처구니가 없었던 토끼는 거북이에게 화를 냈습니다. "너는 내가 먼저 와있는 거 안 보이니? 이번 시합은 내가 이긴 거야!" 그러자 거북이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너 약초 달여 먹은 거 내가 다 알고 있어. 넌 약물 복용으로 오늘의 시합에서 실격한 거야!" 토끼는 시합에서 보기 좋게 실격하면서 거북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 제갈량의 신통력

     서기 208년 유비와 손권이 이끄는 연합군은 자신들보다 수가 훨씬 많은 조조의 대군과 양쯔강 남안의 적벽에서 맞닥뜨립니다. 이처럼 숫자에서 열세했던 연합군의 책사 제갈량은 다음과 같은 전술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동짓날부터 3일 동안 거센 남동풍을 빌려 오겠으니 그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었습니다. 거센 남동풍이 불어올 때 화공으로 적군을 물리치겠다는 전술이었지만 이때 까지만 해도 꼭 필요한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고 있었습니다. 제갈량이 목욕재계하고 밤낮으로 기도를 드린 지 사흘 만에 거짓말같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조조의 대군은 적벽대전에서 연합군에게 크게 패하게 됩니다. 이때 설마 하면서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은 제갈량의 신통력에 대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갈량이 신통력을 가졌다기보다는 매년 그 무렵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는 한 노인을 통해서 동짓날 전후에 미꾸라지가 물 위로 부지런히 들락거리면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던 지식에 지혜를 더해서 이러한 전략을 세울 수 있었고 그 결과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배운 것이 많아서 지식이 있다 할지라도 경험이 부족하면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경험만 강조하다 보면 고집으로 변질될 수 있기에 지식과 경험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서 귀한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유대인들의 지혜서 탈무드에 보면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제갈량이 무슨 대단한 신통력이라도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지 구름과 천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기상상황을 예측하면서 지혜롭게 전쟁에 활용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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